[특파원칼럼/유재동]그들의 헌신을 기억하는 방법 (daum.net)
저번달은 6월 보훈의 달이였다. 순국선열, 호국영령의 뜻을 기리고 이 국가를 위해 이바지 했던 모든 희생에 대해서 감사함을 돌아보는 계기가 됐다. 여러 매체들에서는 희생을 주제로 한 다큐나 특집들을 내보냈고, 일반 시민들, 정치인 가릴 것 없이 현충원에서 그들에게 죄송함과 감사를 표했다. 표면적인 것만 놓고 보면 우리나라는 희생당한 분들을 모시고서 보훈의 달 까지 지정하며 대우를 해주지만 생전에 대한 처우가 이렇게 진정성이 있는가에 대한 질문을 던지면 과연 얼마나 그렇다고 할 수 있을까?
군인, 경찰 등 특수직에 종사하거나 사회에 희생하는 분들은 얼마나 존경받을지 의문이다. 겉으로 그런 분들을 '존경합니다. 감사합니다' 라고 말하지만 가장 중요한 실생황에서 들어나지는 않는다. 오히려 시비와 조롱으로 대하는 경우도 있다. 군 동기에게 들은 이야기다. 색깔 염색을 한 남자가 슬리퍼를 질질 끌고 자신에게 오더니 "야 충성 안하냐? " 라고 말했다고 한다. 이 상황을 우선 무마하고자 동기가 우선 경례를 했더니 "경례 똑바로 안 해?" 라고 하면서 경례 각도를 트집 잡으면서 시비를 걸었다 라는 얘기를 해주었다. 우선 군은 색깔 염색은 금지다 적어도 군인이 아니라는 것. 그리고 군인이 민간인에게 폭력을 가한다면 어찌되었든 일이 항상 복잡해진다. 최소한 군인은 때리지는 않는다 라는 판단하에 시비를 걸었던 걸로 보인다. 그렇다고 희생에 대해서 감사하다는 말을 많이 듣는 것도 아니다. 내가 군에서 휴가 나왔을 때 아무도 나에게 그런 말을 건네준 사람은 없었다. 가끔 군 생활 안전하게 하라는 의미로 조언을 주시는 몇몇 택시 기사분들이 전부였다.
희생은 당연시 할 수 없다. 우리나라 근현대사가 워낙 희생으로 얼룩져 있어서 희생 이라는 단어 뜻을 제대로 느끼지 못하는 것일까. 너도 나도 군 징집되어 군복무를 하거나 IMF 때 고생하면서 금모으기 운동에 참여 했다 하여 다른이의 희생을 당연시 보는 시각이 있다면 없어져야 한다. 내가 한 희생을 당연하게 생각하면서 남에게 보상 없는 희생을 강요한다면 그게 꼰대다.
미국의 강함은 핵무기, 최첨단 무기를 제쳐두고도 희생에 대한 예우에서 나온다. 특수직에 희생은 지역 주민들이 나와서 애도를 표하기도 하며, 생전에도 여러 혜택은 물론이고 제복을 입고 있으면 다가와서 "Thank you for your service" 라고 말해주기 까지 한다. 과감히 주어진 일에 희생을 할 수 있는 여러 이유중에 하나는 이러한 존중과 감사함을 드러내는 문화라고 생각한다.
부모의 희생으로 자식을 키우듯 국민의 희생으로 국가를 지켜왔고 성장시켜 왔다. 대한민국은 선진국 반열에 들어섰으며 GDP 세계 10위 규모로 성잘할 만큼 어디가서도 당당하게 인정받을 수 있는 국가의 면모를 갖췄다. 하지만 여기에는 셀 수없는 희생을 기반으로 하고, 지금도 희생해야 하는 입장에 있는 분들이 얼마나 존중받는지 난 잘 모르겠다. 적어도 희생이 당연하다 라고 생각하는 문화가 없어지길 바란다.